장미의 이름 : 어렵지만 어렵지 않아요 BookReview

장미의 이름

어렵지만, 어렵지 않아요


저자 : 움베르토 에코

역자 : 이윤기

출판 : 열린책들 



‘장미의 이름’은 세간에 어렵기로 소문 난 책이어서, 사놓고도 한동안 묵혀 두었던 책이었다. 한편으론 명작으로 소문이 자자한 책이라 언젠가는 꼭 읽고 말리라고 계속 다짐하기도 한 책이기도 했다. 읽을까 말까 고민하기를 여러번, 마침내 큰 맘 먹고 책장을 펼쳤다.


책장을 펼치자 마자 쏟아지기 시작하는 방대한 주석들에 허우적대며 든 느낌은, 역시나 엄청 어려운 책이라는 것이었다. 그 다음에 몰려오는 ‘다음 기회에 읽을 걸’이라는 후회……


어려움의 첫번 째 원인은 배경지식의 부족이다. 초반 부, 에코가 자신이 가진 방대한 지식을 쏟아 놓을 때면 정신이 혼미하다. 배경 지식이 없다면 무슨 교과서를 읽는 기분이 들 것이고, 설사 배경 지식이 있다 하더라도 에코만큼의 지식을 가진게 아닌 이상에야 그 지식에 압도되긴 마찬가지다. 즉, 모로가도 정신이 혼미하긴 마찬가지다.


어려움의 두번 째 원인은 철학적인 대화들이다. 등장인물들의 명색이 수도사라 그런지 90% 이상이 다 진지하고 무겁고 철학적이다. 대화의 양도 많고, 대화를 통해 전달되는 주요 내용이 많다 보니 책을 읽다 보면 마치 내가 주인공인 아드소가 되어서 대화를 듣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동시에 아드소가 이해 못하면 나도 이해를 못하는 묘한 동질감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다른 의미로 이 책은 어렵지 않다고도 할 수 있다. 이 책을 어렵다고 느끼는 가장 큰 원인은 이 책이 어렵다는 세간의 평가들로 인해생긴 편견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소설이 아니라 무슨 학문책인 마냥 이 책을 대하게 되고 주석 하나라도 놓치면 안될마냥 책을 공부하듯이 읽게 된다. 하지만, 이 책을 하나의 재미있는 추리소설이라 생각하고 책장을 펼친다면, 생각만큼 어려운 책이 아닌 것을 알 게 된다.


학술적 가치로도 유명한 책이지만, 본분이 소설책인 만큼, 소설로서도 흥미진진한 책이다. 책에 등장하는 인물들도 개성적인데다, 중세시대의 수도원이라는 생소한 배경이 흥미를 더해 준다. 특히, 마치 그 시대에 살고 있는듯한 생생한 묘사가 압권이다.


또한, 이 책은 추리소설의 형태를 띄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단순히 추리 소설로써만 본다면… ‘글쎄’라고 하고 싶다. 그냥 뜬금없이 해결되는 느낌이 많이 들어서, 추리소설로 보면 평범한 편이다.


‘장미의 이름’은 단순히 어렵다는 세간의 평가 때문에 지나치기는 너무 아까운 책이다. 때문에 이 책을 처음 접하는 독자들은 다음 방법 중 하나를 택하여 읽기를 바란다.


첫번 째 방법은 주석은 무조건 무시하고 읽으라는 것이다. 어차피, 주석 상세히 읽어 봤자 탈탈 외울게 아닌 이상 내용 이해에 큰 도움이 안된다. 주석이 주는 추가적인 재미보다, 주석 읽느라 흐름 끊김으로서 보는 피해가 더 많다. 때문에, 처음에는 무조건 줄거리 위주로 읽되, 다 읽고 나서 한번 더 읽으면 된다.


첫번 째 방법이 싫고, 죽어도 주석을 읽어야 한다는 독자라면, 초반부만 잘 넘기라고 말하고 싶다. 주석의 대부분은 초반부에 집중되어 있고, 그 부분만 잘 넘기면 흥미진진한 중세 시대의 살인사건 속으로 들어갈 수 있다.


내용이 어렵고, 책속에 펼쳐진 지식이 방대한 만큼 다 읽고 나면 엄청 똑똑해진 느낌과 함께 몇번 더 읽고 싶다는 느낌이 드는 책이다. 책속에서 지속적으로 펼처지는 청빈과 관련된 논쟁이나, 결론을 내려 놓고 펼쳐지는 종교 재판등은 현재에도 유효한 내용이라는 생각이 든다.


덧글

  • 하늘여우 2014/08/07 23:59 # 답글

    배경지식을 알고 읽으면 더 재밌는거지 모르고 읽어도 재밌습니다. 저도 하나도 모르고 읽었고... 소설은 소설이죠.
  • 트래핑 2014/08/08 08:31 #

    책이 가진 이름값에 겁먹지 않고 접근하면, 정말재미있죠.
  • 2014/08/08 08:57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4/08/09 03:57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으아 2017/04/14 11:19 # 삭제 답글

    앜ㅋㅋㅋ 서문 읽고 왘ㅋㅋ 이건 그냥 읽으면 안되겠는데 하고 '장미의 이름 배경지식'검색해서 들어왔어요. 그냥 쑥쑥 읽어봐야겠어요. 그리고 훗날 아마도 먼 미래의 나에게 공부하고 다시 읽으라고 숙제를 내줘야겠네욬ㅋㅋㅋ마음이 가벼워졌습니다.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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