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슈타인즈 게이트 : 엘 프사이 콩그루~ GameTalk

슈타인즈 게이트


제작사 : 니트로플러스, 5pb

기종 : iOS

한글화




내 머리속에서 미연시란 장르가 사라진지 몇년이 지났는지도 모르던 중, 회사에서 제작하고 있는 게임에 시나리오 모드를 비주얼 노블 형식으로 넣게 되었다. 그래서 리서치 차원에서 다시 미연시란 장르를 떠올리게 되었다.


개인적으로는 스토리 진행의 관점에서 미연시 게임의 형식을 좋아한다. 게임 개발자입장에서, 미연시의 진행 방식의 가능성을 높게 평가한다. 꼭, 야겜의 CG를 보여주기 위한 용도가 아니더라도, 스토리 진행을 위한 가능성은 아직도 상당히 크다고 생각한다. 좋아하는 포인트가 CG가 아니다 보니, 좋아는 하지만, 즐긴 게임은 그리 많지 않다.


어쨌든 기회가 되어, 할만한 미연시 게임을 찾아보다가, 아이폰 앺스토어에서 ‘슈타인즈 게이트’를 발견하게 되었다. 슈타게는 내용은 모르지만, 이전 부터 커뮤니티 등에서 이름은 들은 바 있어서 금방 눈에 띄었다. 하지만, 39.99달러라는 일단 자리수 부터 다른 경악할만한 가격이 더 눈에 띄었다. 당시 슈타게에 대한 내 정보 수준을 생각해보면, 그 가격은 포기하기에 충분한 가격이었다. 하지만, 이상하게 머리속에서 ‘슈타인즈 게이트’가 떠나지 않았다.


몇 일을 망설인 끝에, 끝내는 거금을 결재하고 내 아이폰에 게임을 설치했다. 그 휴대폰 결재는, 내가 평작 게임을 즐길 세계선에서, 말도 안되게 엄청난 게임을 즐길 세계선으로 이동을 시켜 버렸다.


엘 프사이 콩그루~



슈타게를 이야기하면서, 가장 먼저 매력적인 캐릭터를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매력이 철철 넘치는 캐릭터들>


게임에 등장하는 모든 캐릭터가 매력적이지만, 이 게임은 드물게 남자 주인공이 엄청난 매력을 가지고 있다. 중 2병이라는 일견 유치해 보일 수 있는 설정을 기가막히게 표현해 냄으로써, 유치함이 아닌 오히려 상상력이 풍부한 학창시절도 되돌아 가는 느낌을 주었다. 게다가, 어찌보면 찌질남인 주인공이 종래에 모든 여캐의 관심을 받는 다는 점도 평범한 남자들에게 큰 공감대(??)를 형성하게 해 주었다.


<이거시 대리만족???>


남자도 좋아할만한 남자 주인공 캐릭터를 만든 것이, 이 게임을 더욱 매력적으로 만들고 있다.


물론, 그 외에도 모든 캐릭터들도 정말 전형적이지만, 전혀 전형적이지 않게 풀어 냄으로써, 아주 매력적으로 만들어 놓았다. 개인적으로는 주인공 오카베를 빼면 크리스가 가장 좋았다.



매력적인 캐릭터들이 펼치는 스토리 또한 차원을 달리한다. 미연시 게임 뿐만 아니라 왠만한 장르의 게임을 들이대도 스토리측면에서, 슈타게를 넘어설만한 게임이 많이 보이지 않는다. 게임이란 장르를 넘어 스토리가 있는 모든 대중 컨텐츠를 대입해도 그리 많지 않다.


스토리는 슈타게 게임성의 핵심이며, 게임을 다시 플레이 하게 만드는 힘이기도 하다. 일단 이 게임을 한번 잡으면, 진 엔딩을 보기 위해 반복 플레이를 할 수 밖에 없다. 진 엔딩을 먼저 보게 된다면, 다른 엔딩이 궁금해서 반복할 수 밖에 없다. 어떤 수를 쓰든, 모든 엔딩을 보기 위해 반복 플레이를 하는 결과로 세계선이 수속되어 버린다. 이 결과에서 벗어 날려면, 아예 이 게임을 결제하지 않는 세계선으로 가는 수 밖에 없다.


그리고 뛰어난 배경과 캐릭터의 그래픽은 스토리 몰입에 큰 도움을 준다. 이 게임에서 그래픽은 스토리를 거드는 역할인데, 그 수준이 마이클 조던을 거드는 스카티 피펜 수준이다. 다만, 가끔 약간 수준이 떨어지는 CG가 끼어 있는 것이 아쉽다면 아쉽다.


스토리 전개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점은 엄청난 짜임새도 짜임새지만, 모든 떡밥을 시원스레 회수해서 유저들의 궁금증을 해결해 준다는 점이다. 어설프게 떡밥 풀어놓고 수습 못해 다음 작의 궁금증 소재로 활용하는 작품들과는 차원이 틀리다.


더 놀라운 점은, 그렇게 모든 떡밥을 회수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유저들의 상상력을 자극한다는 것이다. 그 힘은 이 게임이 가진 매력적인 세계관에 있다. 이 게임의 매력적인 세계관과 설정은 게임이 끝난 후에도 여전히 여운이 남게 해주며, 그 세계에서 있었던 일이 마치 실제 있었던 일인양 회상해 주게 만든다.


참고로, 위에서 말했듯이 개인적으로 여자 캐릭터들 중에 크리스가 가장 마음에 들었다. 만일 나와 같이 크리스에 감정 이입을 했다면, 이 게임의 스토리가 몇 배는 더 엄청나게 느껴질 것이다.



게임의 시스템은 단순하지만, 스토리에 몰입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최선의 시스템이다. 핸드폰을 이용한 분기는, 게임에 분기가 없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자연스러운 스토리 흐름을 가능하게 해준다. 어설픈 분기로 인한 스토리의 단절 따위는 이 게임에 없다.


적절한 연출 또한, 이 게임이 왜 뛰어난가를 보여주는 좋은 지표이다. 연출의 갯수가 많지 않지만, 그 연출을 적절히 배치함으로써, 뛰어난 감정이입을 이끌어 낸다.


연출에 있어서, 최고의 선택은 1인칭 시점의 진행이 아닐까 싶다. 이런 형식이 독특한 형식은 아니지만, 이 게임에서는 주인공의 매력을 십분 살리고 동시에 주인공과 타 캐릭터를 명확하게 대비시켜 준다. 그럼으로써, 주인공을 기준으로 모든 캐릭터들의 특징과 매력을 잘 살리면서도 흥미진진하게 유저들에게 보여준다. 특히, 주인공의 중2병적인 생각과, 그를 바라보는 3자의 시점이 묘하게 교차되는게 이 게임의 백미다.


정말, 1인칭 시점이 기가 막히게 쓰였다고 볼 수 밖에 없다.


아쉬운 점이라면, 마유시, 크리스, 진엔딩 루트를 제외한 나머지 루트가 어쩔 수 없이 조금은 허술하다는 것이다. 조금 뜬금이 없다거나, 급하게 마무리를 짓는다는 느낌이다. 그렇다고 해도 슈타게는 그러한 간극을 최소화 시켜서, 엔딩 하나하나를 흥미롭게 만들어 놓았다.


<스토리의 축>


오토스킵 기능 또한 이 게임을 더 편리하게 즐길 수 있도록 해주는 도구이다. 오토스킵을 하면 읽은 부분은 넘어가고 읽지 않은 부분은 자동으로 멈춰줘서, 실수로 스토리를 넘겨버리는 것을 방지해 준다.




게임은 유저의 의지가 반영되기 때문에, 타 매체에 비해 스토리 진행이 쉽지 않다. 스토리 전달에 중점을 둔 비주얼 노블과 같은 극단적인 전개 방식 역시 게임의 재미를 준다면 스토리 전개는 어느정도 희생 시킬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슈타게는 유저의 의지를 적절히 섞어 주면서도 소설에 버금가는 스토리를 즐길 수 있도록, 기가 막히게 밸런스를 맞췄다. 괜히, 커뮤니티 등에서 ‘신의 게임’이란 호칭이 붙은게 아니다.


이 게임은 개인적으로 엄청난 명작이고, 이런 게임이 iOS로 한글화 되어 나왔다는 것이 놀랍다.


무료로 내 놓은 후, 결과적으로 유저의 단골까지 다 뽑아 내는 것이 일상이 된 이 세계에서, 슈타게는 39.99 달러란 금액으로 진검 승부하고 있다. 이 게임이 가진 가장 큰 장점은 게임 그 자체로서의 작품성 이다.


부분 유료화, 단순함과 반복의 재미를 주는 게임들의 세계선도 좋지만, 가끔씩은 작품을 만들겠다는 장인 정신이 들어간 게임을 통해, 세로운 세계선으로 가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그리고, 부분 유료화에 투자하는 만큼, 이러한 작품성에 자신의 돈을 투자해 주는 것 또한 좋지 않을까? (개인적으로 39.99달러 전혀 안 아까운 작품이고, 이런 명작은 우리나라 게임계의 발전을 위해서도 많이 팔려야 한다.)


두가지 세계선을 다 경험해본 리딩슈타이너 만이 슈타인즈 게이트를 찾을 수 있으니까.


엘 프사이 콩그루...



<이걸로 판매량 좀 오를려나?>




<중2병 오덕과 오덕 천재 공대 여학생>



덧글

  • 해변집 2013/01/29 06:59 # 답글

    게임도 애니도 정말 멋진 작품이예요. 머야! 머야! 저 세계선으로 이동하면 마유리가 안 죽어도 되잖아! 빨리 넘어가란 말이야! 뭐? 근데 넘어가면 크리스가?...아...뒷통수...ㅋㅋㅋㅋㅋㅋㅋㅋ마유리 구출에 눈이 멀어서 상상도 못했는데...깜놀...
  • 트래핑 2013/01/29 22:41 #

    저도, 마유리 안 죽는 세계선 넘어가면서 제대로 뒤통수 맞은 느낌 이었습니다. 정말 명작 게임...
  • 하텔슈리 2013/01/31 22:39 # 삭제 답글

    덴당, 저 울어버렸습니다. 제 소감은 "이 게임만으로도 내가 아이폰 구입한 가치는 하고도 남았다!"

    제 경우 베타세계관의 크리스는 진작에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제와서 눈치챘냐!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니, 그보다는 마유리 살리기만 너무 신경쓰다보니 생각 자체를 안하고 있었기 때문이겠죠. 제 경우 정말 뒷통수맞았다는 생각이 든 게 두장면이었는데 스즈의 편지와 모에카 내용때의 나에.

    ...특히 나에는 충공깽이었습니다. 생각도 안하고 있던 로보틱스 노츠 애니 보게 된 게 로보틱스 노츠에 나에가 나온다는 소리 듣고 잘 자란 나에를 보고 싶어서였을 정도니까요.
  • 트래핑 2013/02/01 06:39 #

    살때는 충격적이던 가격이, 일단 즐기고 나면 이 게임의 가치에 비해 너무 적게 느껴지죠 ^^ 저 같은 경우도 미래에서 거슬러온 나에가 충격 이었어요....
  • 실버코트 2014/07/31 20:54 # 삭제 답글

    애니로만 봤는데 게임도 해봐야겠ㅇ
  • 트래핑 2014/08/07 22:04 #

    게임이 더 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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